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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잔잔한 시작] 일본에서 블로그를 시작하며
    스테이@도쿄 2025. 1. 14. 19:14

    잔잔한 시작: 일본에서 블로그를 시작하며

    어느 날 문득, 블로그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저 오랫동안 미뤄두었던 숙제를 이제는 해야만 할 것 같은, 가슴 한구석에 쌓여 있던 무언가를 정리해야 할 순간이 온 듯한 느낌이었다. 그래서 별다른 고민 없이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나는 가끔 말을 논리적으로 하지 못한다는 말을 듣곤 한다. 내 생각을 단어와 문장으로 옮기는 일이 어색한 탓에, 이야기가 단편적으로 들릴 때가 많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답답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논리적으로 말하는 법을 연습해보기로 했다. 뚜렷한 목적이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일상 속에서 좀 더 부드럽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싶었다.

    새해가 시작되면 누구나 계획을 세운다. 크든 작든, 한 해 동안 이루고 싶은 것들을 마음속에 품는다. 나도 마찬가지다. 2025년을 맞으며 나만의 작은 목표를 세웠다. 그것은 바로 좋은 습관을 만드는 것. 습관이란 결국 우리의 일상을 결정짓고, 더 나아가 인생의 방향까지도 바꾼다.

    습관의 중요성을 깨닫다

    건강한 식습관이 중요하다는 말을 우리는 익히 들어왔다. 하지만 그것을 온전히 체감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특히 젊은 시절에는 말이다. 나 역시 그랬다. 그러다 어느 날, 내가 먹고 있는 음식이 낯설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짜거나 단 음식을 찾게 되는지, 왜 편식을 반복하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 그제야 알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이 습관이었다는 것을.

    매일 저녁 식사 후 아이스크림을 후식으로 챙겨 먹던 것도, 사실 필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반복된 습관이었다. 그걸 깨닫고 나니 이상하게도 더 이상 먹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나는 잘된 습관을 만드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다.


    책을 읽으며 채우는 새벽

    요즘 나는 독서에 몰두하고 있다. 새해 목표 중 하나로 한 달에 한 권씩 책을 읽기로 다짐했다. 자연스럽게 독서는 내 하루의 일부가 되었다. 아침 4시에 눈을 뜨면 조용한 방에서 책을 펼친다. 아이패드로 읽는 전자책은 아직 종이책만큼 익숙하지 않지만, 점차 편안해지고 있다.

    오디오북도 생각해봤지만, 직접 눈으로 읽고 생각을 곱씹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느꼈다. 유튜브에서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도 있겠지만, 책은 다르다. 천천히 읽으며 단어와 문장을 음미하고, 한 번 읽은 후에도 밑줄 친 부분은 꼭 다시 읽는다. 대학 시절 읽었던 이문열의 삼국지는 5번을 넘게 읽었고, 무협 소설 묵향 역시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으며 같은 감정을 다시 느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는 그런 마음으로 책을 읽는다. 읽을 때마다 새로운 느낌을 받고, 한 문장 한 문장을 곱씹으며 더 깊이 이해하고 싶다.

    도쿄의 하늘 아래에서

    도쿄에서의 아침과 저녁은 특별하다. 아침은 고요 속에서 시작된다. 서울보다 해가 뜨는 시간이 짧게 느껴지고, 저녁에는 해가 더욱 빠르게 저문다. 저녁노을은 붉고 푸른 색이 위아래로 어우러지며 그라데이션을 이룬다.

    위 이미지는 사세보에서 촬영했다. 도쿄사진이 없어서 대체한다.
    우키요에, 뒤에 일본인의 성스러운 산 후지산이 보인다.


    일본의 전통 목판화 우키요에 속 하늘을 보면 알 수 있다. 일본 특유의 섬나라 하늘이다. 그 하늘은 한국에서는 본 적 없는 색감과 풍경으로 나를 매료시킨다. 매일 저녁, 그 하늘을 보며 놀라움을 느낀다.



    만약 일본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저녁 하늘을 꼭 보길 바란다. 그 순간은 아마 평생 기억에 남을 것이다.

    잔잔하게 시작된 이 블로그가, 나의 소소한 일상을 담아내고 또 누군가에게 작은 위안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Written by Tokyo-haruharu